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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니멀리스트 일기 - 서울 집 중고헌책 - 2016.12.03
날짜: 2016.12.03
대상: 책장에 이십여년 모아두었던 중고헌책들 (공부방)



한국에 오면 반드시 정리해야 할 첫번째 품목으로 정한 것이 책들이었다.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지만 더 좋아하는 건 책을 사는 것이다. 출판사나 글쓴이들이 들으면 참 좋아할 말이다.
리디북스와 아이패드를 통해서 책을 읽기 시작한 뒤 굳이 물리적인 책을 살 필요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처음에는 종이의 빳빳한 질감이나 책장과 함께 펼쳐지는 텍스트의 향연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e-book은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았다.
무슨 책을 읽을지 몰라 잔뜩 가방에 넣지 않고 아이패드 하나 달랑 들고 카페로 향하는 발걸음의 그 경쾌함이 언제부터인가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처리 방법:

1. 한국으로 오는 공항 쓰레기통에 처리한다.

대한항공 모닝캄인 경우에는 국제편 이용시 23kg 짐을 두 개를 실을 수 있다. 책 한 권당 무게가 약 200~300g 정도가 나간다. 즉, 밀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두 개의 캐리어에 적당히 나눠담으려 했지만 공항에서 무게를 재보니 짐 한개의 무게가 28kg 이라 5kg를 버려야 했다. 비행기 시간에 늦을까봐 조바심이 났고 생각없이 손에 잡히는대로 쓰레기통에 버리다보니 정말 읽어보고 싶었던 책들이 허무하게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특히, 한비자가 생각난다.

2. 알라딘 중고매장 원클릭 박스로 일괄 판매한다.
서울집에 와서 가져온 책과 원래 있던 책을 합쳐보니 도저히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고민이 서지 않았다. 그나마 중고책을 처리하기 가장 간편한 방법은 알라딘 중고매장인 것 같다. 중고 매장 메뉴에 들어가면 ISBN이나 책 이름으로 판매가 가능한지 상태에 따라 얼마에 판매가 가능한지 나온다. 책의 양이 적으면 이렇게 처리할 수 있지만 처리해야 할 책이 200권이 넘는 나로서는 이런 식으로 일일히 처리할 수가 없었다. 좀 더 알아보니 원클릭 판매 박스가 있다. 팔고 싶은 책의 양을 박스 수로만 입력하고 알라딘에 보내면 거기서 알아서 책을 평가해서 평가 금액을 예치금이나 현금으로 돌려준다. 혁신적인 방법이다. 살때는 박스 하나에 1만원 정도로 비싼데 나중에 책을 판매하면 다시 환불해준다. 박스 하나에 책은 15권에서 20권 정도 들어가는데 넉넉잡아 15권을 넣는다고 생각하고 15박스를 구입했다. (알라딘 원클릭 매입 중고 박스 -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5872674&start=slayer)

3. 책들이나 속 안에 있는 메모들은 사진과 엑셀로 기록을 남긴다.
책들이 떠나며 마음은 홀가분하지만 그 책을 읽었을 때의 그 생각들이나 추억들은 여전히 아쉽다. 모든 책들이나 그 속안에 남겨놨던 메모들은 사진을 찍어 남겨두었고 에버노트에 정리해두었다. 어떤 책이 있었는지 출판사는 무엇인지 책은 버렸지만 추억은 그대로 남았다.

발견한 점:

1. 중고책의 가격 차가 상당하다. 
민음사의 고전시리즈처럼 오랫동안 스테디셀러로 팔려온 책들은 중고가가 상당히 높다. 책의 원가가 1만원이라면 중고가가 2500원 가량이 된다. 또한 소설의 전집 또한 가격이 꽤나 높은 편이다. 아마도 편하게 접하고 읽힐 수 있는 소설책이다보니 중고책을 통해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가 보다. 정치인들이나 다른 공인들이 편찬한 책은 트렌디하기 때문에 반입이 어려운 편이다.

2. 같은 책이라 하더라도 많은 출판사가 존재하고 출판사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같은 책이라면 판권의 문제때문에 같은 출판사가 계속 출판하는 줄 알았는데 출판사가 망하는 경우가 있는지 같은 책도 다시 편찬될 때에는 다른 출판사에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책이 단순히 오래되었다고 싼 것이 아니라 출판사에 따라 중고책의 가격이 달라지는 것도 신기했다.

3. 중고책을 처분하기 너무 쉬워졌다.
집의 한켠에 층층이 쌓여있는 책들이 많다면 이참에 싹 정리해서 마음의 안정을 찾기를 바란다. 산지 수년된 책이 갑자기 재밌을 것 같아서 읽는 경우가 있겠지만 과연 1년에 몇 번이나 있으리라 생각하는가. 책을 사서 읽지도 않고 파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버렸다. 더 필요한 사람을 찾아 새 주인을 찾아주는 편이 훨씬 현명하다.


200권이 넘는 책을 정리했는데 얼마나 돈이 되어 들어올지는 모르겠다. 내가 어림잡아 계산해봤을 때는 20~30만원쯤 될 것 같은데 돈보다 훨씬 큰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책이 떠나고 남은 자리는 물리적으로 심적으로 내게 해방감을 가져다 주었다. 이제는 되도록이면 책을 사고 싶지 않다. 책은 리디북스나 태블릿으로 읽을 예정이고 e-book이 없는 경우만 최대한 중고책으로 구매하고 재판매할 예정이다.

20161204_한국중고음악CD 정리.xlsx

20161204_한국중고헌책 정리.xlsx


알라딘 원클릭 매입 중고 박스 15권으로 정리된 책들은 이제 집을 떠나 새로운 주인을 찾으러 갈 준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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